신년맞이 새해 등산 - 관악산 꼭대기에서 고양이를 만났다
개인의 취향/사사로운 리뷰

신년맞이 새해 등산 - 관악산 꼭대기에서 고양이를 만났다



새해가 되면 마음을 정비하고 새롭게 부지런을 떨자는 의미로 '신년맞이 등산'들을 많이 하시지 않나요? 저 같은 경우는 매해 1월 초가 되면 빠지지 않고 하곤 합니다. 특별히 등산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어서 따로 등산장비가 있지는 않기때문에 너무 험하지는 않은 곳으로 골라서 가지만 말이죠.





그런 의미로 지난 주말 관악산 중에서 여러 코스가 있지만 가장 만만한 "연주대 코스"를 골라 등반 했습니다. 약 620미터(해발)정도의 코스로서 여자에 등산 초보인 저로서도 넉넉잡아 두시간이면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한시간 반도 안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연주대에 도착하기전에 '깔딱고개'라는 장애물이 있기는 하지만(숨이 깔딱거리는 코스라서 이런 이름이라는 군요), 그렇게 험하거나 긴 코스는 아니라서 조금씩 조금씩 가다가 보면 금방 연주대 가기전 최종 갈림길에 도착을 합니다(위 사진처럼 표지판이 있어요).



이곳에서 숨을 좀 고르고 나면 연주대까지 불과 0.5Km. 10분 정도의 거리만이 남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두가지 길을 골라서 갈 수 있게 되는 데요.



왼쪽, 바위 위쪽으로 가게 되는 좀 험난 코스.




그리고 바위 옆을 돌아서 가게 되는 평탄 코스입니다. 어떤 분이 위쪽 길은 손과 발을 다 써야하는 코스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저는 작년에 험난 코스쪽으로 가보기도 했고 등산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은 캐주얼한 복장이었던 관계로 오른쪽 평탄한 길쪽을 선택했습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깔딱 고개에서 유독 깔딱대면서 올라온 이유도 좀 있었어요;




연주대 꼭대기에 가면 이렇게 큰 통짜 바위가 정상에 있고, 등반 완료에 대한 기념으로 바위 옆에서 사진도 많이 찍으시더군요. 그리고 바위 뒤쪽으로는 암자인지 정자인지 건물 하나가 절벽에 고이 위치하고 있는 광경도 보실 수 있어요.





바위 꼭대기로 올라가면 관악구 정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산자락을 주욱 타고 산만 보이다가 한쪽으로는 아파트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도시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오름직한 산들이 많은 것이 대한민국의 아주 큰 장점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누군가 우리나라는 등산 좋아하는 트레커들에게는 천국같은 나라라고까지 표현하더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관악산 연주대에는 꼭대기에 막걸리나 칡즙 파시는 분이 없어요. 음주 하산(?)이 위험하다고는 하시지만, 딱 한잔 마시는 것은 나름 낭만인데 말이죠. 그래선지 막걸리 병을 사서 들고 오신 분들이 꽤 많이 보이더군요. 와인병을 바로 따서 팀들끼리 돌려 마시는 광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 관악산 꼭대기에는 고양이가 산다?



그 와중에 재미있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연주대 꼭대기에 가면 커다란 바위와 함께 한쪽에 송전탑과 전력 시설물이 있습니다. 시설물과 등산코스 중간에 철조망을 설치해 놓아서 시각적으로 아름답지는 않지요.





그런데 그 철조망과 바위 경계부분에 고양이들이 몇마리 보이더군요.


여긴 산 꼭대기인데?!





처음에 어찌나 신기하던지.. 바위위에 쪼그려 앉아 식빵도 굽고 일광욕도 해가며 한가로운 한 때를 즐기는 것같은 모양새랄까요? 야생에 사는 고양이들인데도 상당히 깨끗하고 통통하더라고요.






게다가 경계심도 시가지 사는 길냥이들에 비해 굉장히 낮고 다가와서 냄새를 맞기도 하고 물끄러미 처다보기도 했습니다.




좀 쉬어가려고 바위 위쪽으로 올라오니 더 많은 수가 보이더군요. 철조망 뒤쪽으로도 꽤 많이 있었고요. 고양이란 생물체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관찰을 하며 간식이라도 먹으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녀석들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자 주의깊게 저희를 관찰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삶은 계란을 꺼내들자 지들이 먹을 수 있는 거라는것을 귀신같이 알고 주변에 모여들지 뭐예요. (귤 먹을땐 신경도 안쓰더니 ㅋㅋ)


처음엔 7-8마리 정도만 보였었는데 계란을 꺼내자 열마리가 넘더라고요. 어디선가에서 순식간에 나타나더군요.



계란을 잘라 조금씩 던져주자 손으로 탁 잡고 입에 넣고, 그 모양새가 귀여워서 더 주고 그러고 있었습니다. 산꼭대기에 사는 이 녀석들이 왜 이렇게 통통한가 했더니 저희같은 사람들이 많더군요. 모든 등산객들이 먹이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지만(고양이 싫어하거나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바위가 경사가 있다보니 음식을 던져주면 그게 경사를 따라 주루룩 굴러가고, 고양이가 따라서 추격하고 이런 모습들이 재밌어서 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저희 앞에 어느 한 인상좋아뵈는 아저씨 한 분이 다가오셔서는 고양이 먹이 주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순간 고양이 싫어하는 한 아저씨가 한 소리 하실려고 그런건가하고 욱할뻔 했는데, 그 분 말씀이 듣다보니 설득력이 있어서 잘 알겠다고 하며 웃으며 들었습니다. 들어보니 실은 고양이가 작년부터 여기에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그때만해도 3마리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근데 등산객들이 주는 먹이를 먹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어지면서 현재는 스무마리가까이 순식간에 번식했다고 하네요. 이러다가 내년에는 수십마리가 될 것 같다고. 고양이가 심한 경우에는 발정이 1년에 2번씩 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관악산의 명물, 고양이 떼" 라는 타이틀을 두고 등산객들의 즐거운 경험으로만 남기기에는 녀석들이 주변 생태계에 안좋은 영향력을 끼치나 봅니다. 그 분이 정확히 어느 직종인지는 모르지만 조류관련 직업이나 생태계 연구원 같은 일을 하시는지, 고양이 개체수가 급격히 늘면서 관악산 주변에 새들의 개채수가 굉장히 많이 줄었다고 하는 거예요. 이러다가 고양이들이 더 많아지면 멸종하겠다면서요. 고양이가 먹이가 모자르면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새의 새끼들을 잡아먹는다고 하네요. 고양이가 새삼 육식 사냥 동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몰랐을 때는 몰라서 그랬다지만 알고나니 먹을거리 주는 게 좀 꺼려지더라고요. 개체수가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해서 현재 정도로 유지되면 모르겠지만, 번식력이 굉장히 뛰어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보니 말이죠. 혹시 이 글을 보시고 관악산 연주대에 오르실 일이 생기시면 먹이 주는 것 자제하시는 게 좋겠죠? 정 한 번 줘보고 싶다하시면 너무 많이는 말고 조금만 주세요.








::: 겨울철 산행 준비물



그렇게 난코스도 아니고 장코스도 아니지만 제가 챙겨왔으면 좋았을 것들이 있었기에 미리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산이라 기온이 낮은 관계로 눈이 온지 한 참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얼어있는 바위가 굉장히 많았어요. 지난 주말은 꽤나 따뜻한 편에 속하는 날이라 등산하기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바위는 녹지 않아서 굉장히 미끄러웠습니다.



1. 그러므로 신발은 당연히 트레킹화(아이젠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가 좋겠고 운동화 신고 가셔도 무방하기는 한데 바닥 마찰력이 좋은 운동화로 신고가시는 게 좋습니다. 바닥 평평한 캔버스화같은거 위험해요.


2. 귀 덮는 털모자와 장갑 필수. 겨울산 오르실때 모자 없이 가시면 귀가 뜯어질 것 같은 고통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모자가 답답하다 하시는 분들은 귀마개라도 꼬옥 착용하세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죽 장갑보다 털장갑이 더 따뜻한 것 같아요. 핫팩 같은 것은 괜히 손에 쥐고 다니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더 위험할 것 같습니다.


3. 이라고 하나요? 바닥 디디고 다니는 스틱 말이예요. 저는 없이 갔는데 겨울산행은 미끄럽다보니 있으면 상당히 유용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다 챙기다가 보면 등산 용품을 다 사야할 것 같으니 필수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실제로 마른 나뭇가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짚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4. 볼을 감쌀 수 있는 손수건이나 넥워머, 마스크, 혹은 등산용 스카프. 가보니까 귀는 모자로 덮어서 안 시려웠는데 볼이 그렇게 시렵더군요. 등산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다 알고 준비를 해 오셨던걸 저는 몰라서 안 가져 갔습니다. 정확히 품명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요. 목에다 감은뒤 눈 밑까지 치켜 올리게끔 생긴 넥워머 있잖아요. 그게 참 필요해 보이더군요. 손수건이나 스카프 두르신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삼각형으로 목 둘레에 묶어서 마스크처럼 코까지 덮어지게끔 말이예요. 마스크도 많이 봤습니다. 등산을 하다보니 열이 나서 몸은 더워지는데 볼은 여전히 춥더라고요. 이건 필수로 가져가시는 게 좋을 듯해 보입니다.


5. 옷은 두껍게 하나 입는 것보다 얇게 여러겹 입는 쪽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겨울이라도 패딩입고 등산하다가 보면 덥거든요. 목 아래로 땀 흘리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6. 배낭. 배낭은 필수라고 보입니다. 올라가다가 더우면 옷을 한 겹 벗어서 넣을 수도 있고, 도시락도 넣어서 가야하고 물도 필수니 넣어가야겠지요. 그리고 안전의 문제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미끄러워서 뒤로 넘어지기라도 하면 울퉁불퉁한 바위가 많은 산에서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배낭이 있으면 등이나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아무 책가방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매고 가세요.





*** 먹을거리로는 보온병에 뜨거운 물과 믹스커피 혹은 컵라면(이거 산에서 먹으면 맛있어요^^). 산꼭대기에서 막걸리 한 잔의 운치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막걸리도 한 병(종이컵도요). 귤처럼 까먹기 쉬운 과일. 도시락으로는 제일 간단한게 유부초밥이 아닐까 싶네요. 그마저도 귀찮으시면 아침에 김밥천국에서 한 두줄 사서 가서 드셔도 굉장히 맛있습니다.


당 보충 중간 중간 필요하신 분들은 초콜릿같은 것도 사서 가시면 좋고요. 아, 물은 필수겠지요?


그 외에 주로 드시는 물품으로는 삶은 계란, 생오이(수분 보충용),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이 되겠네요.


다만, 산에서 드시고 일회용품을 비롯한 모든 쓰레기는 반드시 다시 챙겨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도 산꼭대기에 양심없게 쓰레기 버리고 간 무리를 보았는데요. 이걸 누가 치우라고 그 꼭대기에 버리고 가는 것인지... 하산해서 출구쪽으로 가시다보면 오른쪽에 쓰레기 버리는 스팟이 크게 따로 있으니 여기에 버리시면 됩니다. 그 옆에 신발 밑창에 낀 흙도 청소 할 수 있게 에어워셔도 있으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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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피톡(P.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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